
추울 때 혈당이 잘 오르는 이유는?… 겨울철 당뇨 합병증 막는 관리법 3
겨울의 시작은 당뇨 환자들에게 결코 반갑지 않은 시기다. 추위로 몸이 긴장하고 식사·활동 패턴이 불규칙해지면서 혈당은 하루에도 여러 번 급격히 오르내린다. 이런 예측하기 어려운 혈당 변동은 관리 난이도를 높일 뿐 아니라 합병증 위험까지 키워 부담이 더욱 커진다. 내과 전문의 이방훈 원장(삼성훈내과)은 "겨울은 체온 유지 및 신경계 변화, 활동 감소로 인해 혈당이 평소보다 훨씬 불안정해지는 계절"이라며, "기온이 떨어질수록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한 규칙적인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설명한다. 이 원장과 함께 겨울철 당뇨 합병증의 위험성과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짚어본다.
기온 변화로 요동치는 혈당, 각종 합병증 위험↑
겨울철 혈당이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체온 유지 과정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긴장 상태에 들어가고, 이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인슐린 작용이 떨어진다. 여기에 추위로 활동량이 줄어 당 소모가 감소하면 혈당은 평소보다 쉽게 상승한다. 이 때문에 겨울철에는 혈당이 상승과 저하를 반복하기 쉬운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수치 변동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 △급성 신부전 △패혈증 같은 급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식사량이 부족하거나 활동량 대비 에너지 공급이 줄면 저혈당이 발생해 △실신 △의식 저하 △경련 등 심각한 신경학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겨울철 혈관 수축도 합병증의 위험을 더한다. 차가운 날씨에는 혈관이 좁아지고, 여기에 고혈당 상태가 겹치면 혈액이 끈적해지면서 혈관이 쉽게 막히게 된다. 이방훈 원장은 "혈당이 높아 피가 끈적해진 상태에서 추위로 혈관까지 수축하면 혈액이 흐르기 어려워진다"며 "이러한 증상은 발가락 같은 말초혈관뿐 아니라 관상동맥에서도 나타나 심근경색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겨울에는 혈당으로 인한 여러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생활 습관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겨울철 혈당 관리법 ① "혈당 조절 식습관"
혈당 조절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은 바로 식단 관리다. 먹는 양과 방식에 따라 혈당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식단은 당뇨 관리의 가장 기본이 된다. 특히 겨울은 연말 모임과 명절 음식으로 식사량과 음주가 늘어나고, 반대로 활동량은 줄어드는 계절이어서 혈당이 불안정해지기 쉽다. 따라서 활동량이 감소한 만큼 식사량도 함께 조절해야 하며, 불필요한 간식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음주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피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술의 양과 안주, 식사량도 함께 줄여 혈당 변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알코올은 간의 포도당 생성 기능을 억제해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고, 과실주·전통주처럼 당분이 많은 술은 오히려 혈당을 급격히 올리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외식 시에는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로 먹는 것이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고 국물·찌개는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맛이 강하거나 양념이 많은 메뉴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무엇보다 항상 규칙적인 식사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겨울철 혈당 관리법 ② "주 2~3회 실내 운동"
운동 또한 혈당 조절을 위한 필수 생활 습관이다. 특히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꾸준한 실내 운동이 중요하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날씨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유산소 운동이 가능한 실내 자전거나, 걷기가 도움이 된다. 또한 스텝퍼 운동도 집에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다. 여기에 스쿼트·런지·팔굽혀펴기 같은 간단한 근력 운동을 함께하면 근육량 유지에 도움이 되어 인슐린 민감도가 개선되고 혈당을 더욱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겨울철 혈당 관리법 ③ "감염 막는 예방접종"
당뇨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감염 위험이 높은 만큼 겨울철 예방접종이 필수다. 독감·코로나·폐렴구균·대상포진은 반드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이어 이방훈 원장은 "혈당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앞서 말한 습관으로 혈당을 안정시킨 후에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당뇨 관리의 핵심은 생활 습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철저한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감염 예방이 함께 이뤄질 때 합병증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