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효 식품으로 손꼽히는 음식이다. 김치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풍부하게 생성된 유산균이 △식욕 촉진 △변비 예방 △체내 콜레스테롤 감소 △항산화 효과 △면역력 증진 등 다양한 효능을 가져다준다. 최근에는 김치의 또 다른 효능을 입증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매일 김치 3인분 먹었더니 비만율 뚝↓…지방 생성 억제 효과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인 연구원과 국림암센터 윤예랑 연구팀은 김치에 들어 있는 발효 효소와 향신료들이 지방 축적을 막고, 비만 유병률을 낮추는 데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40~69세 참가자 11만 5,726명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분석 결과, 하루에 김치를 3인분 내외로 먹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복부 비만 유병률이 10% 정도 낮아졌다. 배추김치를 하루에 3인분가량 먹는 남성의 경우 하루에 1인분 미만으로 섭취하는 남성에 비해 비만과 복부비만 유병률이 모두 10%씩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의 경우에는 하루에 2~3인분의 김치를 섭취할 경우 비만 유병률이 8% 감소했으며, 하루에 1~2인분을 섭취하는 여성의 복부 비만 유병률은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치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lactobacillus plantarum)과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lactobacillus brevis) 등의 유산균이 지방을 생성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지방 세포의 분화와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김치를 담글 때 사용하는 마늘, 양파, 생강 등의 향신료에 함유된 6-쇼가올과 퀘르세틴 등의 성분이 항비만 효과를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하루 1~3인분의 김치를 섭취하면 비만 유병률이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하루 5인분 이상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김치의 나트륨으로 인해 오히려 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김치를 통한 건강상의 이점을 보기 위해서는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사협회지 ‘bmj 오픈(british medical journal open)’ 1월호에 게재됐다.
김치의 유산균이 장 건강 강화…인지기능·정신건강 개선 효과도김치를 포함한 발효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기억과 인지기능의 변화를 막고, 불안과 우울증 등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 및 행동 연구(neuroscience & behavioral reviews)’에 실렸다.연구에 의하면, 김치 등의 발효 식품에는 폴리페놀, 식이섬유 등의 생체활성물질과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한 세균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이들 성분이 풍부한 발효 식품을 꾸준히 먹으면 장내 세균을 다양화하고, 장내 세균의 먹이로 사용되면서 장 건강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연구를 진행한 아일랜드 코크 대학(university college cork) 람야 발라수브라마니안(ramya balasubramanian) 연구진은 “장내 세균은 신경전달물질을 합성하는 기능을 하는데, 장에서 형성된 신경전달물질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직접 전달되면서 기분과 행동, 기억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인지기능의 저하를 막고, 우울감 등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발효 식품은 그렐린, 세로토닌,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신경 펩타이드-y 등 장내 내분비계에 속한 다양한 호르몬이 생성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들 호르몬은 섭취한 영양소를 소화하고 흡수하는 데 관여하고, 감정을 조절하면서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은 95% 정도가 장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장내 세균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정신 건강 개선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